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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향글향책향

바람이 내게 준 말

by 꽃향기꽃심 2025. 2. 2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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넌 왜

내가 떠난 후에야

인사를 하는 거니?

 

고맙다고

사랑하나고

왜 제때엔 못하고

한발 늦게야 표현을 하는 거니?

 

오늘도 

이끼 낀 돌층계에 앉아

생각에 잠긴 너를

나는 보았단다

 

봉숭아 꽃나무에

물을 주는 너를

내가 잘 익혀놓은

동백열매를 만지작거리며

기뻐하는 너를

지켜보았단다

 

언제라도 

시를 쓰고 싶을 때

나를 부르렴

 

어느 계절에나

나는 네게 달려갈

준비가 되어 있단다

나의 걸음은

네게로 달려가는

내 마음보다도 빠르단다

 

사랑하고 싶을 땐

나를 부르렴

 

나는 누구의 마음도 다치지 않으면서

심부름 잘하는

지혜를 지녔단다

 

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

젊음을 지녔단다

 

            - 이해인 시인의 바람이 내게 준 말 전문 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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